11월 뉴스레터 콘텐츠/2차 발송 콘텐츠(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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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체육계 (성)폭력
‘정말 맞고 하니까 잘 한거야?’ 수영선수 ‘준호’는 대회만 나가면 늘 4등을 했다. 시상대에 올라갈 수 없는, 그렇지만 포기하긴 아쉬운, 애매한 등수, 4등. 4등도 나쁘지 않다는 준호와 달리 준호의 엄마, 정애는 매번 4등을 하는 아들이 탐탁지 않다. 정애는 준호를 1등으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새로운 코치 광수를 고용한다. 광수는 ‘대회 1등은 물론, 대학까지 골라가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그의 코치 하에 출전한 수영대회에서 준호는 생애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거의 1등이야.’ 정애는 기뻐한다. 그 날 저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준호네 집. 신이난 준호의 동생, 기호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형 준호에게 묻는다. ‘정말 맞고 하니까 잘 한거야? 예전에는 안 맞아서 맨날 4등 했던 거야,형?..
2019.11.18 -
[안전] 소방구급대원 안전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녀가 죽은 자리에 새하얀 국화 한송이가 놓여있다. 한달 전만 해도 건강하던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 19년간 구급대원으로 일한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직업.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직업. 그녀가 일하는 이유는 결국, 늘 ‘사람’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왜 죽은 거래?’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은 늘 하나다. 원인을 알면 결과를 궁금해하고, 결과를 알면 원인을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의 실타래가 될 cctv영상 속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주황색 출동복을 입고 있다. 응급실 앞, 구급차에서 내린 남성이 그녀의 머리를 여섯 차례 주먹으로 내리친다. 그러곤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붓는다. 그녀가..
2019.11.18 -
[의료] 가슴필러 부작용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TV 속 완벽한 피사체. 어릴 적 A씨가 즐겨보던 만화영화 속 여주인공은 말 그대로 완벽했다. 큰눈, 작은 얼굴, 흰피부, 잘록한 허리, 봉긋 솟은 가슴까지. A씨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건 아마도 그때부터 였을 거다. 중학교 때 화장이란 걸 처음 해봤다. 하얀 피부를 갖고 싶어 바르기 시작한 BB크림. 눈이 커보이고 싶어 끼기 시작한 써클렌즈. 이만하면 괜찮은가 싶다 가도 금새 불안해져 거울을 찾는다. 고등학생이 된 A씨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잘록한 허리를 위해 부실한 한끼로 하루를 버틴다. 하루는 야자를 하던 중 빈혈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최근 힘든 일이 있었냐는 의사에 말에 A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A씨의 체크..
2019.11.18 -
[아동청소년] 수용자 미성년자녀
죄없는 아이. 텅 빈 집에 혼자 남은 아이는 오늘도 열리지 않는 현관문 앞에 서 있다. 어쩌다 혼자가 되었는지모른 채 혼자가 되어버린 아이. 올해 8살이 된 A는 밤마다 이불에 오줌을 싼다. 그날의 기억은 밤마다 선명해져 아이의 깊은 잠을 방해한다.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붉은 불빛과 요란한 사이렌 소리, 무서운 얼굴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들. 그날의 기억은 뒤죽박죽이지만 늘 결말은 같다. 부모님이 처음보는 차를 타고 사라진다. 올해 22살이 된 B씨의 기억 속 아버지는 10년 전부터 늘 같은 모습이다. B씨의 아버지는 늘 수의를 입고있다. B씨는 오늘도 같은 모습의 아버지를 보러 철창 앞에 선다. 처음 면회를 갔던 날,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울기만 했던 B씨는 이제 울지 않는다. 우리나라 수용자 ..
2019.11.18 -
[생활] 고령운전자 면허관리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어요…” 78세 A 할아버지가 몰던 차는 가게를 들이받고도 멈추지 않았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문제는 사고 건수의 증가도 있지만 사망이나 중상의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를 막고자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반응속도나 인지능력 등을 검사한다. 하지만 이 시험만 통과하면 운전을 하는 데 아무런 제재가 없다. 허점은 여기에 있다. 적성검사 문진표를 응시자가 직접 작성한다. 응시자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왜곡해 적을 위험이 크다. 수명의 사상자를 낸 뇌전증 운전자의 경우도 6개월 이상 입원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도로교통공단에 통보되지 않았다. 물론 누구나 운전을 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일방적인 ..
2019.11.18 -
[노동] 영세 자영업자 임대
‘보증금과 임대료를 기존의 4배로 내시던가 아니면 나가세요.’ 건물주의 통보다. 음식점 사장 A씨는 오랜 세월 한 골목에서 장사를 하며 삶을 살아왔다. 악착같이 벌었고 가게에 다시 투자했다. 골목이 활성화되면서 돈을 조금씩 벌 수 있었다. 그것도 잠시 건물주가 바꼈다. 새로운 건물주는 한 장소에서 5년간 장사를 했으니 가게를 비우라 요구한다. 그러나 A씨는 전 재산을 투자한 가게를 비울 수 없다고 한다. 건물주와 A씨는 법적 다툼을 했고 법원은 건물주의 손을 들어준다. 이어지는 강제집행에도 A씨는 가게를 비울 수 없다. 당장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골목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새로운 건물주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지키지 않아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순 협약이기 때문이다. 상..
201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