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뉴스레터 콘텐츠/1차 발송 콘텐츠(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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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포항지진 후속조치
집없이 산다는 것. 평범한 일상을 기다린다는 것. 하루 아침에 집이 사라져버렸다.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 그 안에 작은 텐트를 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돌아갈 집이 없으니 머무는 곳이 집일 수 밖에. 보금자리가 사라진 자리엔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잔해가 쌓여 있다. 텐트 생활을 참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다. 그들은 매일 금이 간 천장을 바라보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기약없는 기다림에 사람들은 하나둘 지쳐가기 시작했다. 요란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누구의 잘못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갑론을박의 결론 같은 건 작은 텐트 안에 살림을 차린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집을 되찾는 것.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2019.11.11 -
[주거] 노후아파트 문제
‘집은 사람의 삶의 터전’ 뻔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터전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주거형태의 60% 이상이 아파트다. 하지만 상당수의 아파트가 급격한 경제성장기인 7~80년대에 지어졌고, 현재는 노후한 상태다. 하지만 아파트가 낡으면 낡을수록 점점 더 보수를 하지 않는다. 안전등급 D, E 등급을 받고 젊은 중산층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떠난다. 남는 사람들은 주로 노년층 서민 세입자. 그들의 삶의 터전은 점점 망가져가고 주위는 슬럼화된다. 집주인은 재건축만 바라보고 보수를 하지 않고, 지자체와 정부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 앞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노후아파트가 늘어날 것이다. 모든 아파트를 재건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리모델링과 정부의 직접적..
2019.11.11 -
[동물] 동물학대
어느 아파트 주차장, 두 마리의 강아지가 발견됐다. 말티즈 한 마리는 숨을 거뒀고 푸들은 떨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푸들은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진다. 발견된 두 강아지는 모두 털이 가지런히 미용된 상태였다. 유기견은 아닌 것이다. 응급수술을 한 의사는 푸들이 아파트 7층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알고보니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난 남편이 키우던 강아지 두 마리를 창밖으로 던져버린 것이었다.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처벌은 미흡하다. 동물보호법으로 보호되는 동물의 생존권보다 동물을 사람의 소유물로 보는 재산권이 우선되고 있다. 따라서 동물학대를 생명에 대한 학대가 아닌 재산권 행사로 보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처벌도 무겁지 않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562건의 동물학대 신고 중 ..
2019.11.11 -
[여성] 디지털 성범죄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사람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아요.” 누구보다도 밝고 긍정적이던 A씨는 외출조차 못하고 있다. 목숨을 끊어볼까 생각한 적도 많다. 동영상 때문이다. 전 남자친구가 성관계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다. 행복했던 순간은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삭제 업체에 의뢰해보기도 했다. SNS와 해외에 서버를 둔 성인사이트는 삭제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천벌을 받게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집행유에, 벌금형이라고 한다. A씨는 용서할수가 없는데 법은 깊이 반성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준다. 하지만 A씨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왜 범죄자의 범죄는 고려해 주고 A씨의 인생은 고려해 주지 않는 것일까. 반성하지 않아서일까? A씨도 끊임없이 후회한다. 왜 그때 알아채지 못했는지... 결국 자책의 반복이..
2019.11.11 -
[생활] 음주운전
“미안하다 창호야, 미안해...” “.....” 창호씨의 어머니는 대답없는 창호씨의 손을 붙잡고 미안하다는 말만 대뇌일 뿐이다. 사실 창호씨가 대답이 없는 건 어머니 때문이 아니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2018년 9월, 카투사에서 복무중이던 창호씨는 추석을 맞아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를 만나러 한 외출. 그 외출이 창호씨의 마지막 외출이 됐다. 면허 취소 수준 만취상태의 운전자가 몰던 차는 신호 대기중이던 창호씨를 덮쳤다. 창호씨는 수십미터를 날아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졌다. 창호씨는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아버지는 든든한 동반자를 잃고, 어머니는 누구보다 자랑스럽던 아들을 잃었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잃어버릴 이유가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외출을 막지 못했던 스스..
2019.11.11 -
[환경] 쓰레기 소각업체 문제
비호지킨림프종. 이름도 생소한 희귀 암. 발병 원인 중 하나는 다이옥신 흡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충북 청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유독 이 암의 발병률이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주위의 소각장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쓰레기 소각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환경과 주민의 건강을 위해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기준은 지켜져야 한다. 소각로 굴뚝에서 분홍색, 노란색 형형색 연기가 나고 마을 주민들은 이름 모를 병으로 하나 둘 죽어가는데 소각장은 할당받은 양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소각하기 위해 소각로를 불법 증설한다.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을 허용기준의 5.5배 초과배출한 사실도 적발됐다. 쓰레기 소각량이 늘어날수록 소각업체는 더 많은 수익을 챙기고, 주민들은 더 많은 유독가스를 마신다. 청주시가 뒤늦게 설립허가취소..
2019.11.11